오늘은 마지막으로 박기순 선생님의 인터뷰를 올립니다. 박기순 선생님은 스피노자를 중심으로 프랑스 현대 철학자들을 연구하고 계십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선생님은 알튀세르의 제자였지만 이후 알튀세를 강하게 비판한 자크 랑시에르와 알튀세르의 관계를 다룰 예정이신데, 이 인터뷰를 통해 박기순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알튀세르와 랑시에르의 단절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기순 서울대 미학과와 동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4대학에서 「스피노자에서 존재의 역사성과 기호의 정치」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북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질 들뢰즈의 『스피노자의 철학』, 도미니크 르쿠르의 『프랑스 인식론의 계보』를 우리말로 옮겼으며, 『랑시에르에서 미학과 정치』 등의 논문을 썼다.

박기순 인터뷰
알튀세르와 랑시에르, '주체'로부터 갈라지는 두개의 선

Q. 지금까지 어떤 연구를 해오셨는지, 현재 어떤 연구(활동)를 하고 계신지 말씀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대학 시절에는, 당시의 많은 학생들이 그랬듯이, 맑스주의에 관련된 공부를 했다. 그 이후 대학원에서, 현대 프랑스철학자들(알튀세르, 푸코, 데리다 등)을 읽기 시작했고, 석사논문으로는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에 대해서 썼다. 바슐라르로 나를 인도했던 사람이 알튀세르였다.
그리고 오랫동안 스피노자와 17세기 철학을 공부했고, 스피노자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주로 스피노자, 스피노자와 현대 철학의 관계, 프랑스 현대 철학 및 미학을 연구하고 있다.

Q.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서 알튀세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또는 알튀세르를 처음 공부할 당시의 느낌 같은 것들을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알튀세르를 처음 읽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초반,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 이후, 맑스주의 이론사 전반을 검토하는 연구작업을 할 때였다. 맑스주의의 위기를 사유했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했던 맑스주의자 알튀세르. 돌이켜 생각해 보면, 우리는 당시에 알튀세르주의자이기를 원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맑스주의 내에서 맑스주의를 극복하고자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Q. 지금 한국에서 알튀세르 심포지엄을 연다거나, 알튀세르를 재조명하는 것의 의미, 알튀세르 사유의 현재적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알튀세르로 되돌아가기(Return to Althusser), 여기에는 여러 이유와 방식이 있을 수 있다. 그가 죽은 지 20년이 지난 지금, 그만큼의 거리를 가지고 그의 사상 자체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도 의미가 있을 것이며, 그의 철학이 끼친 영향들의 흔적을 드러내는 작업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내가 오늘날 알튀세르를 다시 읽자고 권한다면, 그것은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그의 놀라운 철학적 통찰들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그는 체계의 철학자라기보다는 통찰의 철학자이다. 그가 한 시대에 갇혀 있지 않은 영원의 철학자인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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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알튀세르와 랑시에르’라는 주제의 발표를 맡아 주셨습니다. 랑시에르는 알튀세르의 제자였지만 곧 알튀세르에 반발해 그를 비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랑시에르가 알튀세르와 결정적으로 갈라지는 지점이 어디인지, 그것이 이후 랑시에르 연구의 어떤 측면을 이루었는지 궁금합니다.

랑시에르(좌측 사진)의 알튀세르 비판은 그의 엘리트주의를 향해 있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으로 이 비판은 알튀세르에서 ‘주체’ 개념의 소멸에 대한 비판이다. 랑시에르의 이후의 이론적 행보, 그리고 그가 현대 프랑스 철학의 지형 내에서 갖고 있는 위치, 한마디로 그의 사상의 고유성은 이 주체 개념을 매개로 확연하게 드러난다. 『프롤레타리아의 밤』, 『무지한 스승』 등은 랑시에르의 알튀세르와의 단절의식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 주고 있다.

Q. 향후 어떤 연구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현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17세기 철학을 중심으로 그 이전과 이후를 비교연구하는 것이 큰 틀을 구성한다.


2010/08/20 11:12 2010/08/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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